의역/오역/오타 주의

Episode 1 여우 자매
이야기꾼: 옛날, 먼 옛날……보다 더 옛날. 인적이 드문 산 속에 수국이 잔뜩 피어있는 저택이 있었습니다.
이야기꾼: 그 저택에는 여우 6자매가 살고 있었는데, 6자매 전부 자신들의 결혼식 상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.
이야기꾼: 하지만 들려오는 소식들은 모두 다른 여우의 결혼 이야기 뿐이였습니다.
이야기꾼: 매년 6월이 되면 비가 계속 오기에 자매들의 넋두리는 매일매일 늘어만 갔습니다.
이야기꾼: 그러던 어느날, 여우 6자매에게 신기한 매듭으로 묶인 편지가 한 통 도착했습니다……
오소하나: ……이, 이건, 어디서 가지고 온거야 카라하나?
카라하나: 마당에 피어있는 수국 더미 위에 놓여져 있었다는 듯 해. 그렇지, 쵸로하나?
쵸로하나: 그래그래. 나 혼자 몰래 열어볼까 싶었는데 이치하나에게 들켰거든.
이치하나: 누구한테 온 건지도 모르는데 몰래 품에 넣으려고 했는데 쥬시하나한테 백킥을 얻어맞았거든.
쥬시하나: 아주 멋지게 성공했어! 아하하하하하!!
토도하나: 저기 있잖아. 일단은 뭐라고 쓰여있는지 확인해보자.
오소하나: 그래. 토도하나 말대로 한 번 뜯어보자.
(부스럭)
쵸로마츠: 아. 오소하나 언니. 또박또박 잘 읽어줘.
오소마츠: 뭐?!!
카라하나 쥬시마츠: 잘 부탁해~.
토도하나: 오소하나 언니. 빨리 읽어줘, 빨리~♪
오소하나: 정말~, 참 못 말리는 동생들이라니까. 그럼 이 언니가 모두를 위해서 읽어줄게. 그래, 모두를 위해서 말이야.
오소하나: 원래는 안 해도 될 일을 해주는 거라고. 너희를 위해서.
이치하나: 됐으니까 빨리 읽기나 해.
오소하나: 음 그럼~, 어 그러니까……. 어디 보자…….
오소하나: 뭐어!?!? 진짜진짜진짜?!! 이게 사실이라고?!! 음음, 오호라!!
쵸로하나: 아니 잠깐만! 낭송은!? 내용이 우리한테 하나도 전달이 안 되잖아!!
카라하나: 잠깐만! 뭐라 쓰여있는데!? 나도 읽게 해줘!!
쥬시하나: 나도~!!!
토도하나: 정말~! 언니들! 너무 달려들잖아!!!
이치마츠: 그러는 너도 몸부터 앞서서 편지를 뺏으려고 하잖아.
오소하나: 다들 진정하고 잘 들어! 이 중 누군가가 결혼하게 될거야!
카라하나 쵸로하나: 뭐어어어어어어어?!!!
쥬시하나 토도하나: 그게 무슨 말이야!?
이치하나: 전혀 진정하질 못하겠어…….
오소하나: 이 편지에 의하면 6명 중 제일 아내에 어울리는 사람을 고르고 싶이서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하겠대.
오소하나: 그 조건이 적힌 편지가 여러 개 도착한 것 같아. 화살 편지로.
쵸로하나: 화살 편지로!?
카라하나: 알겠다! 그 화살 편지에 적혀 있는 조건을 충족한다면 시집갈 수 있다는 거구나!
오소하나: 좋았어! 그럼 이제 다음 화살 편지를 기다려보자!
쥬시하나 토도마츠: 전력 대기!
이치하나: ……화살 편지를 전력 대기한다니.
Episode 2 마음이 맑은 시냇물처럼 깨끗하다.
오소하나: …….
토도하나: 오소하나 언니. 아까부터 베란다에 앉아서 한 곳을 계속 응시하고 있어…….
오소하나: …….
토도하나: 화살 편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. 아까부터 눈도 안 깜빡이는데 괜찮을려나……?
토도하나: 저, 저기……오소하나 언니?
오소하나: 쉿!!
토도하나: 응?
오소하나: 온다……!
토도하나: 온다니……뭐가……?
오소하나: 6…5…4…3…2…1!
토도하나: 응? 으응?
(쉬이익!!!)
토도하나: !!!
오소하나: 왔다 왔다~♪ 화살 편지~♪
토도하나: 아, 니……
토도하나: 아니아니아니아니지!!! 위험하잖아!!!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잖아아아아아아!!?
오소하나: 뭐라고 쓰여있으려나~♪
토도하나: 자매 걱정보다 편지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거야!?
오소하나: 뭐 어때 상처 난 곳도 없잖아,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마. 그렇게 화내면 미간 주름이 더 진해질거라고?
토도하나: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!
토도하나: 하아……. 뭐, 됐어. 뭐라고 쓰여있는데?
오소하나: 음~그러니까……. 내 아내에게 바라는 것…….
오소하나: 첫 번째. 마음이 맑은 시냇물처럼 깨끗할 것.
오소하나: ……래~.
오소하나: 미간 주름 생기면 불리하겠네.
토도마츠: 뭔데!? 그 승자의 표정은!!
오소하나: 어머! 토도하나 쨩! 그러면 안 돼! 진정해! 맑은 시냇물처럼!
토도하나: 이게 다 누구때문인데! 알고는 있어?!!!
Episode 3 사실은 탁류.
오소하나: 정말~. 진짜 토도하나는 너무 다혈질이라니까.
쵸로하나: 응? 오소하나 언니. 그건…….
오소하나: 아, 미래의 남편이 보낸 편지야.
이치하나: 응? 그새 온거야?
쵸로하나: 근데 아직 오소하나 언니랑 결혼하겠다고 말한 것도 아니잖아.
오소하나: 하아……. 너희 진짜…….
오소하나: 연공서열이라는 말 알아?
쵸로하나 이치하나: 으아…….
쵸로하나: 연공이고 서열이고 나발이고 6쌍둥이니까 거의 상관 없는데…….
이치하나: 아주 당연한 일인 것 마냥 권리를 강요하고 있어…….
쵸로하나 이치하나: 좀 아니다~.
오소하나: 얘들아……미안해.
쵸로하나 이치하나: 뭐?
오소하나: 그래. 항상 같이 있던 언니가 갑자기 결혼하고 집에서 사라져버리는 걸. 당연히 쓸쓸하겠지.
쵸로하나: 아니, 하나도 안 쓸쓸……
오소하나: 괜찮아! 강한 척 안 해도!
이치하나: 강한 척 하기는 개뿔.
오소하나: 언니도 쓸쓸해! 이미 마음이 찢어질 정도로! 아니, 이미 찢어졌어!!!
쵸로하나: 아니 진짜! 마음이 찢어졌는 지 어땠는 지는 겉으론 하나도 구별이 안 되잖아!
이치하나: 근데 저거 분명히 입으로만 저런 소리 하는거야.
오소하나: ……하아~아. 진짜, 너흰 그게 문제라니까.
오소하나: 마음은 항상 깨끗하게. 맑은 시냇물처럼.
쵸로하나: 응? 갑자기 그런 말은 왜 해?
이치하나: 오소하나 언니 마음 속에 투명함 같은 건 눈꼽만큼도 없거든.
오소하나: 뭐어어어어어!?
쵸로하나: 하~, 진짜 별로다~. 자기 스스로 마음이 깨끗하다고 하는 인간을 대체로 입으로만 그런다니까.
이치하나: 맞아맞아. 그런 인간일수록 마음 속은 탁류라니까.
쵸로하나 이치하나: 그치~.
오소하나: 누구 보고 탁류라는 거야?! 너희 마음 속이 더 탁류거든?!!
Episode 4 수국으로 한 구절
쥬시하나: 오호라. 으흠~.
쵸로하나: 왜 그래 쥬시하나? 엄청 곤란한 모양이네?
쥬시하나: 아, 쵸로하나 언니. 이거.
쵸로하나: 이, 이건!! 화살 편지!!?? 어!? 언제 온거야!?
쥬시하나: 방금.
쵸로하나: 그래서!? 뭐라 쓰여있는데!?
쥬시하나: 음 그러니까~. 내 아내에게 바라는 것 두번째.
쥬시하나: 심지가 굳으며 총명할 것. 내 마음을 움직일 수국 노래를 읊어줄 것.
쥬시하나: 래.
쵸로하나: 응? 그거 뿐이야? 나를 위한 연정이나 마음이 담긴 노래 같은 건 없는거야?
쥬시하나: 눈꼽만큼도 없는 것 같아!
쵸로하나: 뭐!? 눈꼽만큼도!?
쥬시하나: 아내가 되기 위한 조건만 쓰여있어!
쵸로하나: 뭐!? 아니 왜!? 뒷면엔 뭐 없어!?
쥬시마츠: 없어!
쵸로하나: 본문 안에 실은 “총명한 쵸로하나를 사랑합니다”라는 숨겨진 뜻은 없는거야!?
쥬시하나: 없어!
쵸로하나: 지, 진짜……?
쥬시하나: 정신 똑바로 차려. 쵸로하나 언니.
쵸로하나: 쥬시하나……. 위로해주는거야……?
쥬시하나: 아니! 없는 건 없는거야!
쵸로하나: 윽!!! 무자비하게 직면하게 되는 진실!
쥬시하나: 수국에 연정을 맡겨봐도 진심 어린 말에 흩어지는 쵸로하나의 사랑.
쵸로하나: 멋진 구절이다!!!
쥬시하나: 과찬이십니다.
Episode 5 무수한 화살 편지!
카라하나: 그쪽으로 갔어! 쥬시하나!!
쥬시하나: 알았어!!
카라하나 쥬시하나: 하압!!
토도하나: 어!? 뭔데!? 뭐야!? 화살 편지가 왜 이렇게 많은거야?!!
카라하나: 아까부터 끊임없이 날아오고 있다.
쥬시하나: 방심하면 순식간에 당할거야.
토도하나: 뭐!?
카라하나: 토도하나! 왜 멍하니 있는거야!? 다치고 싶어!?
토도하나: 어……
(쉬익!!)
토도하나: 화살이다아아아아아!!
토도하나: 근데 아까부터 나한테 화살이 박힐 뻔한게 너무 많은거 아니야!?
카라하나: 훗. 그만큼 서방님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거겠지.
쥬시하나: 오오~. 자랑하는 거야?
토도하나: 그럴리가 없잖아! 뇌라도 뚫리면 바로 재기 불능이라고!!
카라하나: 그나저나 이렇게나 많은 화살 편지를 쏘다니…….
쥬시하나: 여기 전부 아내에게 바라는 조건이 쓰여 있다는 거야?
토도하나: 여기 있는 것만 해도 수십개는 되는 것 같은데…….
카라하나: 훗. 내 서방님은 꽤나 욕심이 많은 모양이군.
토도하나: 욕심이 많다는 말로 마무리해도 괜찮은 걸려나…….
쥬시하나: 왜?
토도하나: 그치만 잘 생각을 해봐. 우리한테 요구하는 게 너무 많지 않아?
카라하나: 그만큼 사소한 것에 신경쓰는 거 아닌가?
쥬시하나: 사소한 것에…….
토도하나: 이정도는 사소한 거에 신경쓴다고 할 수 없을 지경이야. 이래선 못 사귀겠다고.
카라하나: 하긴……. 토도하나의 말이 일리가 있어.
쥬시하나: 맞아맞아.
토도하나: 응. 그러니까 이제 그만 싸우자. 난 이 싸움에서 빠질테니까.
카라하나: 잠깐만, 토도하나.
토도하나: 응? 뭔데?
카라하나: 빠질거라면 손에 들고 있는 편지 전부 두고 가.
토도하나: 어라~? 내가 대체 언제 그런거지?
쥬시하나: 아. 현행범이다.
카라하나: 자기만 신부가 되기 위한 조건을 만족시키려고 하다니 그렇겐 안 되지! 넌 항상 그렇다니까!
토도하나: 칫!!
쥬시하나: 혀를 찼잖아!?
Episode 6 얼굴이 예쁘면?
이치하나: 내 아내에게 바라는 것 세 번째. 언제나 날 사랑할 것.
카라하나: 네 번째. 눈은 총명하며 피부는 탱탱할 것. 다섯 번째. 평생 나에게 순종적일 것.
이치하나: 여섯 번째. 친구와의 우정보다 날 먼저 우선시할 것.
카라하나 이치하나: …….
카라하나: 날아온 화살 편지의 일부를 열어보았다만…….
이치하나: 완전 이기적인 조건들이 쭉 나열되어 있어.
카라하나: 으음~~~~.
이치하나: 왜 그래? 중년 남성 같은 목소리는 왜 내는거야?
카라하나: 응? 아저씨?
이치하나: ……그래서? 무슨 고민하고 있던건데?
카라하나: 뭐? 아, 아아……. 아까 토도하나가 말 했던 게 떠올라서.
이치하나: 토도하나가? 뭐라 그랬는데?
카라하나: 이 사람은 요구하는 게 너무 많다고……말이야.
이치하나: 하긴……. 게다가 우리 기분은 일절 무시하고 있어.
카라하나: 하아……. 이대로 이 사람이랑 결혼해도 괜찮을까?
이치하나: 뭐?
카라하나: 아무리 시집가고 싶다 하더라도, 그저 눈앞에 있는 미끼에 쉽게 끌려간다 한들……
카라하나: 그 곳에 우리의 행복이라는 게 있을까?
이치하나: 행복……이라.
카라하나: 저기, 이치하나는 어떻게 생각해?
이치하나: 뭐?
카라하나: 우리 중 누군가가 시집 갈려고 하는데…….
카라하나: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, 자기 생각만 밀어붙이는 사람에게 웃으며 보낼 수 있겠어?
이치하나: 뭐, 잘생기기만 하면 괜찮지 않을까?
카라하나: 뭐!?
이치하나: 잘생기기만 하면 대충 다 용서할 수 있거든.
카라하나: 아니, 뭐!? 아니아니! 에에에엑!?
이치하나: 응? 뭔데?
카라하나: 아니, 그 부분에선, 뭐라해야 되지, 뭐 그런게. 있잖아? 자매애 같은 거.
이치하나: 뭐?
카라하나: 그 표정은 뭔데?! 좋은 이야기가 될 흐름은 어디다 팔아먹은 거야!? 흐름을 거슬러 올라간거야!? 연어야!? 너 연어냐고!?
이치하나: 뭐어? 난 여우인데?
카라하나: 노오오오오오오!!!!
Episode 7 이게 축하할 일이냐?!
오소하나: 흠흐흠흐흠~♪
카라하나 쵸로하나: …….
오소하나: 응? 다들 표정이 왜 이렇게 어두운거야?
이치하나: 편지를 쓴 사람이 내건 조건이 너무 이기적이라 고민하고 있어.
오소하나: 뭐? 이기적이라고? 맑은 시냇물이?
토도하나: 아니, 오소하나 언니. 이야기 좀 따라잡아 봐.
카라하나: 이걸 봐라.
오소하나: 응!? 뭐야, 화살 편지가 왜 이렇게 많은거야?!
쵸로하나: 근데 화살 편지가 이렇게 많이 날아왔는데 몰랐던 거냐고.
오소하나: 맑은 시냇물만 있는 줄 알았어~.
쥬시하나: 에이 설마 그럴리가~.
오소하나 쥬시하나: 아하하하하하~!
토도하나: 지금 웃음이 나와!?
카라하나: 그래! 편지의 내용을 잘 봐봐!
오소하나: 에엑!? 하아!? 뭔데 이거!?
이치하나: 여섯번째 이후로도 잔뜩 있어.
오소하나: 여성은 아름다워야만 한다. 청렴결백해야 한다. 얼굴 각도는 대각선으로 45도가 가장 귀여워야 한다.
카라하나: 한다 한다 한다 천지다.
토도하나: 근데 마지막에 각도는 그냥 자기 취향이잖아!
이치하나: 자기 이상형을 무작정 강요하는 글러먹은 남자네.
쵸로하나: 진짜 이런 남자한테 시집간다는 건 인생 종치는 거랑 마찬가지야.
오소하나: 얘들아! 날아온 화살 편지 전부 가져와! 마당에서 확 태워버리게!
쥬시하나: 불태워버려!!
오소하나: 한다 한다만 늘어놓는 남자에게 소중한 내 여동생들은 절대 못 보내!
토도하나: 오소하나 언니…….
오소하나: 그러니까 내가 책임지고 시집가줄게! 그러니까 안심해!
이치하나: 뭐!? 오소하나 언니는 시집 갈거야!?
오소하나: 응!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내가 결혼해 이 상황을 마무리 지어줄게!
오소하나: 그러니까 화살 편지는 전부 태워버리고 이 일은 깨끗이 잊어버리자. 얘들아, 응? 응응.
토도하나: 아니! 그냥 자기가 시집가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!?
오소하나: 아니거든?! 시집가면 일단 편하게 살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1도 안 하고 있어!
쵸로하나: 1도!?
이치하나: 진짜로? 몸을 내주는 걸로 끌고가서 자기만 이득 볼려는 거 아니야?
오소하나: 난 모두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! 게다가 너희 전부 이런 사람에겐 시집가고 싶지 않다고 했잖아!
카라하나: 아니! 그거랑 이거는 별개거든?!
토도하나: 그래! 이야기 좀 따라잡으라니까?!
오소하나: 뭔데 뭐! 뭐 어쩌라고! 내가 시집갈거야! 연공서열!!!
쥬시하나: 자. 여기서 한 구절.
쥬시하나: 결혼이여, 아아, 결혼이여. 결혼이여, 아내가 되는 것이 결혼이여.
쵸로하나: 아니! 그게 대체 무슨 시인데?!!!
이야기꾼: 이렇게 되서, 수국 그림자에 숨어 여우 6자매의 진흙탕 싸움을 본 편지를 쓴 주인은 6자매에게 실망하여 결혼하기를 포기하기로 했답니다.
쥬시하나: 잘 됐네, 잘 됐어.
토도하나: 대체 어딜봐서?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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